나는 사진 찍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모습이 어떤 프레임 안에 영원히 박제되는 것이 싫다.
마음에 들지 않는 찰나의 내 모습이 누군가의 시선 아래 두고두고 머무는 상황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려고 하면서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남겨둔 기록이 없으니 머릿속의 풍경들도 그때의 기분이나 감각들도 맥락 없이 휘발되어 버렸다.
이곳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여행이 불완전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분명 그곳에 존재했고, 나름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충분히 만끽했다.
단지 그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만한 구체적인 실마리가 남아있지 않을 뿐이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뒤늦은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래서 이제는 어쩌다 남겨진 약간의 사진과 여전히 부족한 문장으로나마 그날의 공기와 온도를 붙잡아두려 한다.
그저 흩어지기 쉬운 기억의 파편들을 하나둘씩 주워 모으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들이다.

제목2026년 5월 후쿠오카(고쿠라-하카타-모지코)2026-05-26 09:11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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