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진 찍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모습이 어떤 프레임 안에 영원히 박제되는 것이 싫다.
마음에 들지 않는 찰나의 내 모습이 누군가의 시선 아래 두고두고 머무는 상황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려고 하면서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남겨둔 기록이 없으니 머릿속의 풍경들도 그때의 기분이나 감각들도 맥락 없이 휘발되어 버렸다.
이곳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여행이 불완전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분명 그곳에 존재했고, 나름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충분히 만끽했다.
단지 그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만한 구체적인 실마리가 남아있지 않을 뿐이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뒤늦은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래서 이제는 어쩌다 남겨진 약간의 사진과 여전히 부족한 문장으로나마 그날의 공기와 온도를 붙잡아두려 한다.
그저 흩어지기 쉬운 기억의 파편들을 하나둘씩 주워 모으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들이다.

제목2023년 7월 목포2026-03-19 00:38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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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의 목포는 불쾌할 정도로 뜨거웠다. 공기는 눅눅하고 무거웠으며, 그 안에는 오래된 항구 도시 특유의 비린내가 섞여 있었다. 숙소는 목포근대역사관에서 목포항으로 이어지는 골목 중간, '카페 데이' 건물의 2층이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그곳의 테라스에 서서 왼쪽을 보면 붉은 벽돌의 근대역사관이 보였고, 오른쪽으로는 아득하게 목포항의 실루엣이 내다보였다. 항구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겨우 알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지만, 꽤 근사한 조망이었다.

숙소에서 역사관까지는 충분히 걸어갈 만한 거리였지만, 그 짧은 길조차 7월의 태양 아래서는 아득한 고행처럼 느껴졌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그곳은 구 일본영사관 건물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이 나란히 시간을 버티고 있는 장소다.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이 건축물들은 이제 박물관으로, 침묵 속에서 도시의 가장 깊은 시간대를 견디고 있었다.


목포에서의 첫 식사는 '초원음식점'에서 꽃게살 비빔밥과 병어찜을 주문했다. 기대라는 것은 때때로 독이 된다. 너무 큰 기대를 품고 숟가락을 들었기 때문인지, 입안으로 들어오는 맛은 그저 그랬다. 다행히 저녁으로 이름 모를 회식당에서 마주한 민어회는 충분히 달고 맛있었다. 실패와 성공이 적당히 버무려진 하루였다.

다음 날 아침, 숙취를 달래기 위해 '조선쫄복탕'을 찾았다. 처음 보는 형태의 복국이었다.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는 국물은 걸쭉하고 담백했으며 그 위로 미나리와 부추가 정갈하게 얹혀 있었다. 한 입 떠 넣는 순간, 이것이 내 인생에서 먹어본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복국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갓을 쓴 사람 모양을 닮았다는 '갓바위'는 오랜 세월 풍화와 해식 작용이 만들어낸 기묘한 조각상 같았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그 바위 앞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근처의 '쑥꿀레'는 유명세에 비해 맛은 그저 그랬다. 게다가 점원은 어딘가 나사가 풀린 듯 정신이 없었고, 주문은 누락되었으며 음식은 띄엄띄엄 나왔다. 어떤 기억은 그렇게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박제된다.

마지막으로 들른 '유달콩물'의 콩국수는 분명 이름값을 하는 맛이었다. 하지만 에어컨 용량이 부족한 실내는 콩국수의 시원함을 상쇄할 만큼 더웠다. 무엇보다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든 건 테이블마다 놓인 거대한 설탕통이었다.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콩국수 그릇의 3분의 1 정도가 설탕으로 채워질 때까지 설탕을 쏟아부었다. 그 광경은 일종의 기묘한 의식처럼 보였다. 콩국수의 고소함보다 설탕의 압도적인 양이 더 강렬한 잔상으로 남은, 그런 여름날의 목포였다.